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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퍼스를 방문하며 | 이대성 | 2025-08-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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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아들 근휘가 호주로 떠난 지 벌써 8년, 햇수로 9년째가 됩니다. 처음에는 경험삼아 1년만 있다가 돌아오겠다고 약속했지만, 그곳이 꽤 마음에 들었는지 이후로는 귀국을 권해도 버티며 머물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뚜렷하게 자리를 잡을만한 여건도 아닌데 왜 돌아오려 하지 않는지 종종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합니다. 처음에는 호주에서 쏘세지를 만드는 공장에서 일했습니다. 무더운 날씨 속 냉동창고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해야 하는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한국과 비교해 여유로운 분위기, 그리고 나름 괜찮은 시급 덕분에 적성에 더 맞는다고 하더군요. ‘빨리빨리’에 익숙한 한국문화와는 달리, 느긋하고 여유로운 호주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고 합니다. 물론 힘든 점도 많습니다. 영어와는 담을 쌓고 살던 녀석이라 언어 장벽은 높았고, 게으른 타민족 워홀 동료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씩씩거리며 멱살을 잡던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영주권 전 단계로 학생비자를 받기위해 타일을 공부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익숙치 않은 기술에 무거운 자재를 나르고, 먼지를 마시며. 때론 성질 급한 한국 상사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을 들으며 일한다는 말을 들을 때는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 과정을 근휘가 잘 극복해야 할터인데....‘한국에 들어와서 뭐라도 하면서 살지’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지만, 모든 생활비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녀석에게 말 한마디 꺼내는 것도 조심스러웠습니다. 방세부터 모든 생활비 한 푼도 도와주지 못하는 부모로서 늘 마음이 무겁습니다. 결혼할 나이인데 공부하겠다며 근근히 버텨가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도 하고. 근휘를 한 번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사정이 허락되지 않아 그동안 호주 방문은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일전에 근휘를 처음 소개해주고 도와주었던 김세영 목사님이 “형, 근휘 있는 데 한 번 와봐야 하지 않겠어?” 라는 말, 주위의 권유에 그게 부모의 도리인 것 같은 생각도 들어 고심끝에 호주방문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곳이기에 근휘가 그렇게 한국으로 돌아오기를 망설이는지,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왜 많은 젊은이들이 호주를 ‘청년들의 천국’이라고 하는지 모든 궁금증을 풀고 싶습니다. 다만, 이번에 부득이하게 주일 자리를 비우게 되어 성도님들께는 죄송한 마음입니다. 막내 근홍이가 부모를 못 미더워해(?) 따라가겠다며 휴가 일정을 조율해서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아마 이 글이 인쇄되어 성도님들 손에 들려져 있을 즈음이면, 저는 호주의 김세영 목사님 교회에서 예배드리고 있을 것입니다. 아무쪼록 김기동 목사님께서 귀한 말씀 전해주실 때 많은 은혜 받으시길 바라며, 저희 부부의 호주 방문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잘 보낼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주 안에서 담임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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