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품으로 남겨진 라면스프 | 운영자 | 2023-07-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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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신문지면에서 16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주석중 서울아산병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님의 빈소장면을 보는 순간 갑자기 가슴이 울컥했습니다. 그 이유는 빈소에 비쳐진 위패에 ‘집사 주석중’! 그 분은 진실한 크리스찬이었던 것입니다. 성도님들 가정에 이런저런 아픔들을 보아 왔던 터라 격한 감정이 더 치밀어 오른 것 같았습니다. 지난 주 인터넷에 올려진 또 하나의 관련된 글... "제가 환자의 치유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것은 모두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but what can I do in the actual healing process? Absolutely nothing. It is all in God's hands).“ 교수님의 장남이 유품을 정리하던 중 만년필로 쓴 몇 개의 교수님 기도문 가운데 일부인 듯 합니다. 그리고 책상 여기 저기, 아래쪽에 수도 없이 버려진 널려있는 라면 스프 – 식사할 겨를도 없이 생라면을 면만 부숴 먹고 나머지 스프는 버린듯한....병원 근처에 거주하며 24시간 대기해 응급환자 발생하면 곧 바로 병원으로 향할 만큼의 뜨거운 소명을 가진 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스스로의 운명을 예감하듯 어머니에게 "나는 지금껏 원 없이 살았다. 수많은 환자 수술해서 잘 됐고, 여러 가지 새로운 수술 방법도 좋았고, 하고 싶은 연구 하고, 쓰고 싶었던 논문 많이 썼다. 하나님께서 내려주신 소명을 다한 듯하여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제 나이 60세. 수많은 생명을 살려 온 의인이고 아직도 얼마든지 일할 나이인데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래 전 인용해 주보에 게재했던 ‘거기(천국)서 이해하리’ 라는 제목이 떠오르면서 마음 한켠엔 ‘주님! 거기서 이해하면 무슨 소용이 있나요?’, ‘왜 의인들은 일찍 데려가시는건가요?’, ‘의인들에게 꼭 이런 아픔들이 있어야만 하는 건가요?’ 원망섞인 질문이 반복적으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주님은 침묵~~~. 누군가의 말처럼 고난은 풀수 있는 수수께끼는 아닌 듯 합니다. 답을 듣는다 해도 땅에 속한 우리 이성으로는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듯 합니다. 단지 한 구절의 말씀만이 뇌리에 남습니다. ”의인이 죽을지라도 마음에 두는 자가 없고 진실한 이들이 거두어 감을 당할지라도 깨닫는 자가 없도다“(사 57:1). 하지만 그 날이 되면 마음껏 하나님께 항의해 보고 싶습니다. 이 땅에서의 일어난 수 많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Why?....“ 속시원한 답을 주시겠지요? 그 때까지는 꾹 참고 믿음으로 인내하려 합니다. 교수님이 남겨 놓은 소중한 유산! ‘성실함’과 ‘소명의식’ 우리도 그 길을 따라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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