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나는 소고기 | 운영자 | 2023-05-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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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집사람이 ‘고사리를 채취하러 가고 싶은데 혼자는 무서워 못가니 산에 한 번만 좀 데려다 달라’ 사정합니다. 작년에 교회산 경계가 궁금해 근홍이 데리고 가본적이 있는데 당시 드문드문 고사리가 있는 것을 보았던 것입니다. 이전 목회지에 있을 때는 가끔씩 산에 가서 고사리와 취나물을 채취했었는데 그때의 쏠쏠한 재미가 그리웠나 봅니다. 넉넉히 1시간이면 될 것 같아 함께 산으로 갔습니다. 5분거리 밖에 되지 않는 거리! 차를 적절한 곳에 주차한 후 개농장 가까이 이르자 개들이 요란하게 짖어댑니다. 주인인듯한 사람이 밭에서 일하며 우리 부부를 이상하게 쳐다보더니 다가와 “이 산에 왜 왔어요? 이곳 약초는 절대로 건드리면 안됩니다” 이에 “우리는 약초의 약자도 모르고요, 여기 우리 산이 있어 왔어요”라고 대답. 산에 도착 후 고사리를 꺾기 시작했습니다. 엎드려 한걸음 한걸음 나가며 고사리 꺾는 재미는 경험해본 사람만이 압니다. 분명히 잘 살피며 지나갔는데 뒤에 가는 사람이 또 발견하고. 갔던 길을 되돌아 오는 중에도 숨어 있다 나타난 듯 고사리를 발견하고.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고사리는 맛과 가격도 좋지만, 채취할 때 자체에 묘한 손맛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허리를 굽혀 좌우를 살피고 나아가며 손으로 꺾을 때마다 (굵은 고사리)“똑”, “똑”....경쾌한 소리가 귀를 즐겁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까마귀를 비롯한 각종 새들의 울음소리가 여기저기서 정겹게 들립니다. 비온 뒤라 ‘혹시 뱀이?’ 염려했던대로 뱀이 발꿈치에서 스르르 지나가는 것을 보자 소름~~. 그런가 하면 갑자기 송아지만한 고라니가 수풀에서 뛰쳐 나가며 “껑충껑충” 줄행랑~~, “꿩꿩” 하는 다급한 소리와 함께 푸드득 날아가는 꿩을 보며 우리 부부는 화들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괜히 이 녀석들의 영역을 침범했나 싶어 미안한 마음으로 더 나아가지 않고 멈추기도 했습니다. 1시간쯤 되었을까? 제법 메고간 작은 가방에 한가득 채웠습니다. 집사람이 ‘한끼는 족히 먹겠다’며 흐믓해 합니다. 그리 많은 양은 아닌데도 ‘산에서 나는 소고기’ 별명을 가진 고사리를 득템하고 돌아오는 길은 뿌듯했습니다. 산에서 채취한 소고기 맛점 기대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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