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동장군의 기세 | 운영자 | 2023-01-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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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구정 다음 이틀간은 최근 들어 가장 추운 날씨였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가장 신경쓰이는 부분이 교회 주방과 화장실입니다. 강추위가 예고될 때마다 만일에 대비해서 주방에는 물을 쫄쫄 흐를 정도로 틀어 놓고 화장실은 라디에이터를 작동시켜 저녁이나 밤 - 집에 가기 전 한번씩 점검 후 물을 한 번씩 확인합니다. 구정 당일 세차를 할 정도로 날씨가 좋아 안심하고 봉고차량은 군청 지하실에 주차해 놓았습니다. 월요일 하루 지나 화요일 저녁 시동을 한 번 걸어보는데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것입니다. 거듭 시도해 보았지만 실패. 결국 올 들어 두 번째 고장출동 요청 서비스. ‘이런! 월요일 저녁에도 한 번 시동을 걸어 놓았어야 하는건데....’ 제가 판단을 잘못 한 듯 싶습니다. 그 다음 날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웠던 수요일~~ 새벽기도 가는 데 원격시동, 리모컨 작동도 안 됩니다. 직접 탑승 후 시동을 걸고 주행하는데 운전대가 덜덜 거립니다. 날씨가 워낙 추워서 승용차의 전자 기능이 온전하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교회에 도착하는데 군청 지하 주차장에서 요란하게 비상벨소리가 울립니다. 잠시 후 직원인듯한 사람 몇몇이 회중전등 켜고 여기저기 점검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아마도 추위로 인한 문제발생이 아닐까요? 이 날은 최저 체감온도가 영하 32도라고 하니 동장군의 기세를 알 수 있습니다. 아침에 어디선가 새 한 마리가 날아와 교회 마당 나무에 앉아 있습니다. 이름도 모르는 새인데 최근 며칠간 계속 나무에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가장 추운 그 날 따라 나뭇가지에 혼자 덩그러니 앉아 있는 모습이 얼마나 측은해 보이는지요. 잠시 후 바닥에 떨어진 열매를 쪼아 먹습니다. ‘공중의 새들을 하나님이 먹이신다’고 하셨는데 먹이 좀 주세요..‘. 차량이 오가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올 겨울은 유난히 춥고 눈도 잦은 것 같습니다. 중국 최북단 모허시는 영하 53도를 기록한 곳도 있다고 하니 동장군 기세가 삶의 동력을 잃게 만듭니다. 입춘도 기다리고 있는데 이 추위가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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