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 책임지는 사람 | 운영자 | 2022-07-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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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0일 용인 두창교회에서 동기들 모임이 있었습니다. 신학교 시절 가까웠던 소위 ‘예비역들’ 몇몇의 모임이었습니다. 원래 일찍이 의논해서 모임 날짜를 정한 것인데 하필이면 장마비가 심하게 예고된 날이 되어 버렸습니다. ‘예정대로 모일 것인지, 연기할 것인지’ 갑론을박 끝에 모일 수 있는 사람만 모이자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목회지가 서울, 정읍, 용인 등 다 달랐는데 제일 큰 고민은 저였습니다. 장마권에 들어선 지역이라 은근히 모임을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다음으로 미루게 되면 모이기 어렵다는 생각들이었고 저도 동감했습니다. 수요일날 카톡 대화방에 이번 모임에 참여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톡을 남겼는데, 마음 한켠에 불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한 번도 모이지 못했던 터라 ‘이번에는 한 번 꼭 모여 얼굴들 보자’ 라고 제일 강하게 주장했던 사람이 저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어쩌겠습니까? 일기예보는 많은 폭우가 예고된 상태이고. 목요일 새벽 2시경 잠이 깼습니다. 좀 더웠기도 하고 밖에 옥상에서 배관으로 떨어지는 빗물소리 때문이기도 하지만 마음 불편한 부담감이 컸던 것 같습니다. 이미 잠은 다 달아난 상태. 누운 상태로 이어폰으로 성경을 듣다가 새벽기도회 후 잠깐 잠들고 깨어 보니 ‘새벽기도후 출발’ 한다는 톡을 알리는 소리~~. ‘에궁! 괜히 모이자고 우겨서 마음만 불편하게 됐네. 그냥 가만히 있을 걸!’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모임은 오전 11시! 10시 조금 넘어 집사람이 ‘모처럼 모이는 건데 식당 이름이라도 알려달라 하여 늦게라도 동참하는 게 어떠냐?’고 권했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혼자만 참석 못하여 마음이 내내 불편하던 제게 하나님께서 주시는 마음인 듯 해서 그 말을 들은 즉시 바로 출발했습니다. 늦게 도착하기는 했지만 모두들 반갑게 인사하며 식사 후 카페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가는 길, 오는 길 도로사정은 장마비로 말이 아니었지만, 제가 한 말에 대해 책임을 졌다는 생각에 마음은 편했고 시원했습니다. 말은 잘 하고 살아야겠습니다. 우연히 발설한 말이나 사소한 말이건 한번 입에서 나온 말이면 그 말에 대한 책임을 지려고 하는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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