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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노래 좀 불러줘요 황현호 2015-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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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강의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다. 한 주간의 피로가 몰려오고 아직도 써야 할 원고와 강의안 준비가 남아 있다. 잠시 쉬었다 하려고, 아내에게 말하고 일찍 잠을 청했다. 2시간 정도를 잤을까? 아내가 내 몸을 급히 흔들며 “여보, 내일 우리가 교회 식사당번인데 깜빡 잊고 있었어요. 저랑 시장에 좀 갔다 와요.”하는 것이다. 아직 좀더 자고 싶고, 시간은 이미 밤 10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평소 잘 가던 시장 입구 큰 마트는 문을 닫았을 것같았다. “문닫지않았을까요?”하며 별로 내키지 않는다는 듯이 말했다. “그래도좀같이 가 봐요.” 하는 아내를 보며 갈등이 생겼다. 피곤하고 해야 할 일은 쌓여있고 아내는 함께 해달라고 한다.

 

 

순간 얼마 전 봤던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한 장면이 생각났다. 영화 초반부에서 할머니가 한밤중에 화장실을 가면서 할아버지에게 함께 가달라고 한다. 이때 보통의 할아버지나 남편이라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지금 뭔 어린애 같은 소리를하는거냐?”며 핀잔을 주거나“말 같지 않은 소리 하지 말라.”고 무시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 속 할아버지는 기꺼이 동행을 해준다. 할머니는 거기다 자신이 볼일을 보는 동안 무서우니 어디가지 말고 문밖에 서서 노래를 불러달라고 한다.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볼일을 보는 동안 그리고 볼일을 다 보고 나온 후에도 노래를 계속해 준다.

 

이것이 76년째 신혼 같은 부부생활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이며 온 국민을 감동시킨 이유가 아니었을까?

 

 

바로 스턴버그가 이야기한 사랑의 모범을 보여준 것이다. 심리학자 스턴버그는 사랑에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고 했다. 부부가 결혼 전이나 신혼 초에 나눴던 연애의 감정, 즉 안 보면 보고 싶고 보고 있으면 만지고 싶은‘열정’의 요소와, 친구처럼 이런저런 사소한 것까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즐기는‘친밀감’의 요소, 하기 싫지만 배우자를 위해 기꺼이 해주는‘헌신’의 요소가 바로 그것이다. 영화 속 노 부부는 이 세 가지를 다 실행하고 있었다. 봄이 오면 꽃을 꺾어 서로의 머리에 꽂아주며 예쁘다고 말해주고, 여름이면 물을 뿌리며 장난을 친다. 가을이면 낙엽을 서로에게 뿌리며 장난을 치고, 겨울이며 눈을 던지며 애정을 표현한다. 어디를 가든 손을 잡고 함께 걷고, 서로를 만지고 쓰다듬으며 사랑을 표현한다. 아내가 해준 음식을 먹으면서 맛있다고 말해주고, 서로가 원하는 부탁을 기꺼이 들어주며 노력을 한다. 연애할 때와 신혼 때는 모든 부부가 이 세 가지 요소가 높은 점수일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가면서 균형을 잃기 시작한다. 하지만 행복한 부부들은 이 세 가지 요소가 균형이 있고 높은 점수로 유지된다. 세월이 흘러가도 서로를 보면서 멋지다고 말해주고 예쁘다고 표현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서로 자신의 매력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작은 것도 칭찬하고 긍정을 표현함으로써 친밀감을 쌓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기 싫지만 배우자가 원하는 것을 해주는 의지를 발하는 것이다.

아내가 지금 나에게 원하는 것은 바로 이 세 가지 요소중 세 번째인 헌신의 요소이다. 이것은 의지를 발하지 않으면 실천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얼른 태도를 바꿔 “알았어, 빨리 다녀오자.”하며 옷을 입고 먼저 나섰다. ‘나는 오늘도 나의 아내를 사랑해 버리리라.’는 결심을 하며....

 

 

황현호|기업교육 전문강사이자 부부행복 전문코치이다.

(위 글은 교단지 활천지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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