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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심순덕)
심순덕 2015.5.11 조회 845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 질 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 인줄만

한밤 중 자다 깨어 방 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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